저는 ‘삶에 대한 사유를 담은 내면의 풍경’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로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해변과 파도, 그 너머의 섬과 집이 있는 내면의 풍경을 그리는데, 이는 이쪽 언덕(此岸:차안)과 강 건너 저쪽 언덕(彼岸:피안)이라는 개념을 시각화한 것입니다.
초기에는 이 곳(해변)에서 이상향(언덕 위의 집)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의 흔적(사물)을 통해 생로병사의 고통이 있는 이 곳에서 해탈하여 고통이 없는 저 곳으로 향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최근에는 막연히 이상향을 바라기보다는,
'지금 이 곳에서 마음 먹기에 따라 행복해 질 수 있다.',‘집착을 내려놓으면 매 순간의 삶이 축복이다.’ 라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같은 맥락을 가진 <꽃자리(구상 作)>라는 시에서 착안하여 꽃을 주제부로 집과 함께 표현하거나,
멀리 있던 집(이상향)의 형태를 흰색 오각형으로 단순화하여 보다 가까이 배치하고, 화면 전면부에 꽃가루(confetti)가 흩날리는 모습으로 변화를 주어 저의 정신적인 성장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해변(此岸:차안)에 머물렀던 사람의 흔적을 표현하기 위해 차용된 오브제들은 저의 기억과 욕망, 취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오브제 이미지의 수집 과정을 통해 저는 스스로를 알아가고 돌보는 시간을 가지며, 이는 제 삶을 이해하는 바탕이 되어 줍니다.
작업을 통해 불안하고 변덕스러운 삶과 감정을 끌어안고 삶에 대한 사유을 가시화 하는 순간, 고통이 평온과 자유로 승화됨을 느낍니다.
작업을 감상하는 분들께도 이 마음이 가 닿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