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감동받기 쉬운 시간이었다.
아침의 깨끗한 시간이 좋았고, 아침에 먹으면 좋다는 음식들의 가벼움도 좋았다.
우리는 사과를 나누어먹고, 샐러드의 배고프지도 배부르지도 않은 적당함을 즐겼고, 때론 커피의 힘을 빌려보기도했다.
손가락으로 하는 장보기에선 느낄 수 없던 몸으로 하는 시장보기는 아침의 활력을 느끼게해주었다.
손잡이가 늘어날 만큼 무겁게 봐온 아침 장 검은 봉지 속에서는 유독 과일과 채소가 가득했다.
일상 속 짧은 순간들, 그 틈에서만큼은 맑아졌고, 그곳에는 늘 초록이 있었다.
사과처럼 아삭해진, 샐러드처럼 초록해진, 때론 커피처럼 부드러워보이지만 강해진 마음이 감사하다.
일상에서 감동을 받는 순간, 그 순간들을 조금 더 연장하기 위해,
그래서 다시금 일상 속에 녹아들기를 바라며 그림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