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은 모든 순간을 붙잡는다.
이미 지나가버린 순간,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다가오는 순간도 말이다.
그 순간들을 떠올리고 바라보고 상상하면 어느새 그 공간에 남아 흐르는 순간들에 스며들어 집중하는 나를 발견한다.
나의 시선에서 바라본 공간은 외부의 여러 장면들과 맞닿아 겹쳐져 표현되기도 하고,
때로는 시선을 사로잡는 어두컴컴한 그림자로 인해 생성되는 경계를 더하며 새롭게 화면을 구성하도록 한다.
캔버스에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면의 재구성은 현실과 비현실을 가로지르는 경계의 선에서
익숙한 장면이 자신의 감각을 거쳐 생경한 모습으로 인식되는 순간을 보여주는 듯하다.